회제 선생 강개적소에서 모시전 제문 (번역)                                                 HOME

생아육아 깊은 은혜 호천망극 다할손가

백수편친 우리모시 팔십춘추 당년이라

서산에 일박하니 조모를 어이 알고

전전긍긍 조심이요 오매불망 촌장이라

세상공명 하직하고 슬전에 모셔있어

반삼채무 환락하고 승순채지 봉양하여

천추만세 마치도록 자식직분 다하여서

우리모시 태산은혜 만분지일 갚을 것을

천지신명 돕지 않고 지극정성 부족턴가

조정에 죄를 지어 천리원찬 이 왠일인고

필마행장 떠나갈 때 모자 서로 틀어잡고

촌장이 끊지도록 호천망극 영결하니

천지가 참담하고 귀신도 통곡이라

천애지각 먼 먼 곳에 소식인들 어이알고

만수천산 첩첩한데 소혼단장 어이할꼬

객잔한등 처량심회 조조야야 사모타가

오경심야 잠을 빌어 편시춘몽 꿈을 꾸니

심혼이 표탕한 중 고향산천 찾아왔네

단상에 급히 올라 모시전 배알하니

쇠안이 참참하고 학발이 의의하다

완연이 생시같이 손을 들어 더듬으며

옆에서 말씀하와 흔흔히 즐기실적

악악한 개명성에 홀연히 놀라깨어

모시이형 간데 없고 적막공방 나뿐이라

가슴을 두드리며 눈물흘려 피가되니

일월성신 명감한들 이 마음을 살핀손가

아무려나 내가 살아 부모유체 안보라고

유유한 이 세월을 한해 두해 기다리면

창천이 조림하고 성군이 계시오며

하일하시 언제든지 무죄죄명 벗을지라

이 산천을 작별하고 금의환향 돌아가서

국조은혜 사례한 후 가정에 물러 나와

시탕을 친집하고 감지를 맞추오며

춘하추동 때를 따라 지성봉양 다할지라

이렇듯이 위로하고 평안소식 고대터니

호사가 다마하여 조물이 시기턴가

불초한 이내 죄를 천신이 미워한가

조조모모 바라옵던 안신이 끊어지고

천천만만 몽매밖에 부음이 닥쳐오니

천지가 혼흑하고 일월이 회명이라

만호벽용기절하고 교지규천통곡하니

망망이 막급이라 애애가 무이로다

광활한 이천지에 뵈올 것이 어데오며

무궁한 이세월에 뫼실날이 언제든고

육아시 지은 사람 내 마음 알았던가

오호통재 우리모시 생아구로하였으니

업어주고 안아주고 잊을 때가 언제든고

품안에 안기여서 고이고이 울음울제

금옥같이 기른 정이 깃털모아 태산이라

삼사세를 지나어서 걸음 걷고 말배울제

온갖방법 다갈치어 태임태사 교훈이라

불초소자 무성하와 촌효보은 못하옵고

평생에 쌓인 포한 어느필설 다하오리

십세에 실부(失父)하고 혈혈이 자라날 때

이자일녀 삼남매를 모시혼자 부육하사

좌우에 앉혀놓고 시시로 하신말씀

너희부형 별세후에 내 어찌 사랴마는

무이무탁 너희들을 차마 어찌 못할지라

구구한 생명이어 너희들 장성후에

학문에 뜻을 두고 청운에 높이 올라

입신양명 희희하며 현달부모 하게되면

이몸이 죽더라도 함소입지할 것이라

소자비록 유치하나 부모통정 모르리까

나이차차 들어가서 학문에 힘을 서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현사선우 찾아갈제

자식사랑 자모마음 떼치기도 어렵건만

장래선취시키려고 안여사색 감추시며

천언만어 교훈말씀 목석도 감화될 듯

근고하여 지어신 옷 철을 따라 보내시며

신신당부 하신 말씀 목석도 감화될 듯

만지장서 혈성이라 혼전신성 못하오니

자식도리 벗었을 뿐 음신조차 드무오니

모시심회 상상하며 이러구려 해를 지나

사환길에 올랐으나 국조에 매인 몸이

이측할 날 많을지라 새새춘추 갈때마다

뫼에 올라 보내시며 첨망불급 될 때까지

눈물뿌려 서러할사 이내 나이 팔십이라

너를 본들 얼마 보리 환로풍진 조심하여

어서어서 다녀오라 일일이 여삼추로

돌아오길 바라실제 노약심회 병환되어

침석중에 계시오니 인자지정 이내 마음

초심전상 어떠하리 벼슬을 내어놓고

슬전에 물러나와 조석시탕 하올적에

시일이 착급하나 군명이 지중하와

윤허를 않으시니 아무리 절박한들

임의로 못할지라 요망가향 바라보니

몽흔만 살아올 듯 슬근봉양 못한 것이

철천지통막급타가 말경은 이곳에서

외로이 혼자 앉아 만리길 떠난행차

임종도 못하오니 만고에 이 일신은

천지간 죄인이라 천리적소 객잔에서

조석전을 드리오니 소소하신 모시영혼

나를 찾아 오실지라 생시와 같을진대

모자상봉하는 날에 억수없이 반기어서

세세원정 다하련만 유명이 다르오니

아무리 호곡한들 용안을 못뵈옵고

성음이 불통이라 애재애재 오호애재

우리부모 중한유체 만첩청산 풍설중에

계신곳이 어데오며 세상사람 부모상변

안당하리 없지만은 봉양못한 천고서름

나 하나 뿐이온 듯 죄명득죄 이내몸이

생존인생 무익이라 진애세상 하직하고

구원선경 어서 밟아 부모전에 찾아가서

여한 없이 즐기오며 천세만세 그치도록

떠남없이 모셔볼까 골수에 쌓인 포한

종이 한쪽 기록하여 초수오산 먼먼길에

이몸대신 부치오니 영혼이 계시오면

눈물뿌려 살피실 듯 오호통재상향

  (회제 이언적 선생께서 유배지에서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소식을 듣고 지은 제문,   명문이며 지극한 효심을 알 수 있다)

  필사본을 옮긴 것으로 지금의 문법에 맞도록 임의로 수정을 가했으므로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명성 (새벽에 우는 닭소리),

 슬근봉양 (부모을 곁에서 모시며 봉양함)

 모시전 (어머니 앞에)

 팔시춘추 당년이라 (올해 연세가 80이라)

 생아육아 ( 나를 낳고 기른 )

 우리모시 (우리 어머니)

 촌장이라 ( 창자가 끊어질 듯한 애절함)

 객잔한등 (객잔의 차가운 등)

 일일이 여삼추 ( 하루가 삼년같이 길 게 느껴짐)

 천리적소 ( 천리길 유배지에서)

 사환길에 (벼슬길에)

 모자상봉 ( 어머니와 아들이 만남)

 만첩청산 풍설중에 ( 깊은 산중 눈, 바람에)

 진애세상 ( 먼지와 티끌같은 세상)

 천세만세 ( 천년만년 오래토록)

 윤허 ( 왕께서 허락하지 않음)

 생아구로 ( 나를 키우느라 수많은 고생을 하심)

 모시심회 (어머니 마음)

 너희부형 별세후에 ( 너희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환로풍진 ( 세상살이 여러 어려움 )

 무이무탁 ( 맡길데가 없음)

 쇠안(여윈 얼굴), 학발 (백발, 머리칼이 학처럼 하얗게 됨)

 조석전 (아침저녁 식사)

 태임태사 (임신하여 태교로 가르침)

 노약심회 ( 늙고 또 약해진 마음 )

 부모상변 ( 부모의 상을 당함)

 심혼이 표탕 (마음이 크게 흔들림)

 천지가 혼흑하고 일월이 회명이라 ( 하늘이 깜깜하고 해와 달이 어두어짐 )

 만호벽용기절하고 교지규천통곡하니 ( 힘이 다빠지고 대성통곡하니 )

 촌효보은 ( 작은 효도와 은혜를 갚음)

 천어만어 ( 천가지 만가지 말씀, 여러 가지 말 )

 목석도 감화될 듯 (나무와 돌도 감동할 듯)

 현사선우 (현명하신 스승과 좋은 친구)

 오매불망 ( 몹시 애타게 기다림)

 입신양명 (자신을 세우고 이름을 떨침, 성공함)

 태산은혜 ( 태산같이 크고 큰 은혜)

 모시혼자 부육하사 (어머니 혼자 자식을 기르심)

 포한 (맺힌 한)

 애재 애재 오호애재 (슬프고 슬프구나 )

 요망가향 ( 아름다운 고향을 그리워함)

 자모마음 (자애로운 어머니 마음)

 구원선경 (죽어서 가는 좋은 곳)

 애애가 무이로다 (슬프기가 끝이 없다)

 장래선취 ( 장래를 빨리 성취시키려고)

 하일하시 ( 언제 어느 때)